캐나다의 봄방학인 March Break에 메이플 시럽 페스티발을 다녀왔습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방학이나 주말 끝나면 아이들이 방학에 뭐했나에 대해서 발표같은 것도 하기때문에 한두군데는 데리고 가서 이야기 할 거리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메이플 시럽은 수령 3~40년 이상된 메이플 나무에서 3월초 부터 날씨에 따라 4말까지 나무하나당 35~50리터의 수액을 채취해서 만든다고 하는군요. 이곳이 한국보다 봄이 한달 정도 늦게 오는 편이니 겨울 끝자락에서 봄이 될 때까지 채취하는 우리나라의 고로쇠나무 수액이랑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메이플 시럽 채취할 수 있는 메이플 나무 구분 표시판을 세워 놓았습니다. 왼쪽잎이 캐나다 국기에 나오는 Sugar Maple Tree이고 오른쪽 것은 Black Maple 입니다. 저 두 종이 제일 메이플 시럽이 잘 나온다고 하는군요. 메이플 나무는 봄이면 메이플 시럽을,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가을이면 아름 다운 단풍을 제공하니 캐나다 국기에 나올만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네요. 

메이플 시럽 페스티발은 토론토 근처 곳곳에서 많이 하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골라서 찾아 가면 되겠습니다. 구글링하니 이런 사이트 들이 나오는 군요. 

Maple Syrup Festival - 4 locations in the GTA‎

Durham Region Maple Syrup - cloca.ca‎

Sugarbush Maple Syrup Festival: Welcome

주로 Conservation Area 같은 곳에서 하는데 입장객들 숫자를 조절하기때문에 사전에 표를 사서 가지 않으면 갔다가 바로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전반 오후반나눠서 입장을 하는데 한명당 5불 정도 하는 군요. 

랄랄라, 이제 메이플 나무 숲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구 즈음에 시골에 살면 어릴때 한번쯤 지어봤을법한 나뭇가지로 만든 움집이 있습니다.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라! 이 가죽으로 말씀드릴것 같으면 내가 소싯적에 잡은 여우가죽으로!
열심히 설명하고 있으신 저분께 죄송하군요.. 음

옆에 있는 인디언 텐트 안에는 밀렵한 동물 가죽이 한가득 들어있습니다. 여우가죽도 있고 비버가죽도 있습니다.

온타리오 남부지역에 살았던 인디언 원주민들의 생활용품과 숲속에서 생산하던 것들을 전시해 놨군요. 이 원주민 천막은 이름이 Tipi인데 동물가죽으로 만든 텐트라고 합니다. 토템 같은 것인지 텐트안에는 동물머리뼈도 있고 앞에 놓인 돌에는 그림도 그려놓고 했군요. 

가는 길 주변의 산위에 파란색 줄들을 곳곳에 매어 놓아서 사람들이 산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놓은것인가 했더니 메이플 수액을 모으는 호스였습니다.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에 수액을 받는 파이프가 호스에 연결이 된걸 볼 수 있습니다. 나무마다 양동이 하나씩 달려있을줄 알았는데 저렇게 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연결해서 기업형으로 채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메이플 시럽 채취하는 법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옛날에 쓰던 나무 파이프에서 요즘 쓰는 플라스딕 파이프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옛날에는 손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나무 파이프를 박고 나무 양동이를 달아서 채취했었다고 합니다. 뚜껑을 잘 덮어줘야 눈이나 비가 안들어가서 메이플 시럽 만들때 불을 덜 때어도 된다나요. 저 대롱으로 메이플 수액이 줄줄줄 나오는건 아니고 방울 방울 찔끔찔끔 떨어집니다. 어릴때 다래나무 덩굴을 잘라서 수액을 받아먹곧 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양동이에 수액이 가득 차면 이런 물지게로 지고 옵니다. 지게 모양이 나름 인체공학적으로 생겨서 목이랑 어깨도 안아프고 힘도 덜 들것 같습니다. 어릴때 집 근처 산에서 벌목을 한적이 있었는데 벌목꾼들이 큰 통나무를 나를때 통나무 양쪽에 한명씩 서서 통나무를 고정한 큰 고리에 연결된 나무 지게를 목뒤로 올려서 무거운 나무를 옮기는 작업(목도)을 했었는데 그사람들 목뒤에 굳은살이 박혀서 혹이 하나씩 있는것을 봤는데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한 저런 나무 지게를 썼으면 그런 혹이 안생겼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지게로 날라온 수액을 이렇게 큰 솥에 옮겨담고 불을 때어서 메이플 시럽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제일 큰 솥에서 시작하여 농도가 짙어지면 작은 솥으로 옮겨 담아서 66 Brix정도가 될때까지 졸여주면 메이플 시럽이 완성됩니다. 너무 많이 졸이면 쉽게 굳어 질 수 있고 너무 적게 졸이면 상하기 쉽기때문에 적절하게 졸여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시기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데 보통 1리터의 메이플 시럽 만드는데 40리터(20~50) 정도의 수액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요즘은 이런 집 안에서 현대식 기계를 놓고 작업한다고 합니다.

메이플 시럽 농축시키는 기계가 앞에 보이는군요. 앞쪽에 보면 메이플 시럽을 색깔별로 병에 담겨있는 것이 보이는데, 메이플 시럽은 시즌 초기에는 맑은 색을 띠다가 시즌이 늦어지면 수액의 농도가 옅어져서 농축해야하는 수액의 양이 많아지면서 점점 짙은 색을 띄게 되는데 색깔에 따라 종류가 나뉘어 집니다. 예전에는 너무 짙은색은 낮은 등급으로 분류를 했는데 요즘은 짙은색도 진한맛을 즐길 수 있게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어서 시중에서 구입을 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벽에 메이플 시럽 등급이 붙어 있는데 사진을 못찍은 관계로 다른데서 업어온 사진으로 올립니다. 2015년부터 저렇게 등급이 바뀌어서 유통이 되는데 제일 위쪽은 샐러드 같은걸로 먹고 아랫쪽것은 팬케익 같은 것으로 먹는가 봅니다. 메이플 시럽은 향이 너무 강해서 팬케익 말고 다른 것과는 먹을 생각을 별로 못했었는데 제일 연한 색깔로 된 것은 향이 많이 안나서 다른 요리와도 어울리는것 같으네요. 저도 메이플 시럽 좋아하는데요, 제가 나중에 한번 사서 샐러드로 먹어봐야 겠습니다. 

메이플 시럽 사탕가게(Taffy Shack)에 들렀습니다. 원래는 눈위에 메이플 시럽을 농축한 것을 부어서 식으면 돌돌돌 말아서 먹는데 봄이 되어 눈이 안오는 관계로 저렇게 조그만 컵에 얼음을 깨서 넣고 농축 메이플 시럽을 부어서 주는군요. 하나에 2불이라 싸지는 않은데 맛있습니다.

먹은 다음에는 마차도 타주고요... 

게임도 하고...

죽마도 타고...

오두막 옆에 앉아서 잠시 쉬기도 하고...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입구에 있는 건물입니다. 너무 늦게 돌아 왔더니 가게는 문을 닫아서 메이플 시럽을 살수는 없었고 팬케익만 먹고 돌아왔습니다. 

팬케익 사진이 없으면 아쉬울것 같아서 페스티발 홈페이지에 있던 사진을 대신 올려봅니다. 팬케익 3장이랑 음료가 5불 정도 하는군요. 메이플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주말에 메이플 시럽 페스티발을 하는 곳들이 있으니 한번 가봐도 좋을 것 같으네요. 

Posted by Lonely Mo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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