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 와서 일 년에 두어번씩 꼭 캠핑을 떠났는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캠핑장에 다녀왔습니다. 와이프가 일 때문에 주말에 잘 시간이 잘안나서 지난번 캠핑장은 예약을 해놨다가 결국 못가고 이번에는 이틀전에 후딱 예약해서 가느라 토론토에서 멀리 떨어진데다가 전기 안들어오는 캠핑장이라 약간 걱정을 하면서 갔었는데 생각도 못한 아름다운 풍경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이번에 간 캠핑장은 토론토에서 동쪽으로 세시간을 열심히 달려서 나오는 Sharbot Lake Provincial Park에 있는 캠핑장으로 Sharbot Lake 옆의 Black lake 주위를 둘러싸고 여러 캠핑장이 있네요.
토론토에서 401을 타고 동쪽으로 세시간 여를 쉬지않고 달려서 동쪽으로 가다가 북쪽으로 한참을 올라가면 나옵니다. 오타와에서 두어시간 거리라 토론토보다 오타와에서 많이 올만한 캠핑장 이군요.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사이트가 작아서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우리 사이트는 주차공간이라도 있었는데 옆 사이트에는 따로 약간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하는군요.
약간 늦게 도착해서 부랴부랴 텐트를 설치를 했습니다. 공간이 별로 없어서 저렇게 차랑 그늘막이랑 텐트가 다닥다닥 붙었네요.
드디어 텐트 설치가 끝나고 파이어핏 옆에 의자를 놓고 잠시 쉬어 줍니다.
사이트 한켠에는 해먹도 설치해 줍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군요.
드디어 파이어핏에 불을 붙이고 저녁식사 준비중입니다.
이번에는 숯불로 바베큐를 하지 않고 간단하게 무쇠 후라이팬으로 스테이크를 만들었습니다. 무쇠후라이팬이라 원적외선이 나오는지 속까지 고기가 잘 익어서 숯불바베큐보다는 약간 못하지만 가스로 하는 바베큐 수준의 맛있는 바베큐가 나옵니다. 이번 캠핑은 테마가 릴랙스라 밥도 집에서 해서 오고 먹는 것은 최대한 간단하게 준비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캠핑장 앞의 호숫가로 경치 감상하러 나왔습니다. 물위에 비친 숲의 모습이 구름과 어우러져 만년설을 얹은 산처럼 보입니다. 캐나다는 호수물이 맑아서 어디가나 물속에 숲과 하늘의 모습이 장관인데 이곳은 어쩐지 훨얼씬 더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아래 사진은 어떤가요?
마치 숲과 하늘 사진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물속에 비친 숲과 하늘을 찍은 사진을 꺼꾸로 세운 것입니다.
바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보다 물에 비친 구름이 훨씬 더 진짜 같이 보입니다. 맑은 물 속에 비쳐지면서 구름이랑 숲이 색이 더 선명해져서 마치 위의 구름 사진의 채도를 일부러 조정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세워 놓고 보니 훨씬 대비가 잘 되어 보이는 군요..
구름과 숲을 배경으로 작은 보트가 하나 지나갑니다. 이곳은 물이 잔잔하고 깊지 않아서 작은 보트를 타기에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보트를 차 위에 하나 싣고 와서 타봐야겠습니다.
맞은편 캠핑장에서 놓아둔 카누가 물에 비쳐서 누가 신발을 벗어 놓고 물에 들어간 듯 신비롭게 보이는군요.
열심히 구름 감상하는 사이에 주위가 어둑어둑해 지는군요.
다같이 불 옆에 모여 앉아 아이들 불장난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밤이 깊어갑니다. 한켠에는 옥수수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옥수수는 한국 옥수수와 다르게 즙이 훨씬 많아서 약간 시원한 맛입니다.
뒷쪽에 보이는 동그란 조명은 막내가 집 앞뜰에 있는 것을 몰래 뽑아서 자기 가방에 넣어 가지고 왔던 것을 캠프장 앞에 꽃아 놓은 것입니다. 생각보다 임팩트가 있는 것이 다음부터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 겠습니다.
밤이 지나고 드디어 아침이 밝았습니다.
따뜻한 아침 햇살과 함께 호수가 깨어납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호수가 속까지 비쳐서 아래의 돌과 수초까지 들여다 보입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봅니다.
아주 투명해서 돌 하나 수초, 나무 등걸까지 아주 잘 들여다 보이는 것이 마치 수족관을 들여다 보는 것 같습니다.
안에는 물고기와 골뱅이가 살고 있습니다. 물고기도 지느러미가 파란 것이 누가 일부러 수족관에 넣어둔 것 같습니다.
종이 어떤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자태가 아주 아름다운 것이 여느 열대어 부럽지 않습니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작은 거북이도 가끔 헤엄쳐 지나갑니다.
어떻게 이렇게 물이 맑은가 살펴 봤더니 주변에 수련이 수족관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서 수족관 안쪽으로는 물결이 일지 않아서 그렇군요.
이렇게 수족관 바깥에는 바람이 불어서 물결이 일지만 수련이 물결을 부수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군요. 마치 열대 바다 섬 주변에 산호초가 방파제 역할을 해서 섬 주위에는 잔잔한 바다가 되는 것과 같이 이치입니다.
이쪽 편에도 수련이 훌륭한 방파제가 되어 주는군요.
아름다운 수련 꽃이 피어 있는 곳도 있습니다. 우리 사이트는 아니고 옆 사이트에 피어 있는 수련 꽃을 찍었습니다.
수족관 앞에 캠핑 의자를 설치해 놓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수족관은 즐겨봅니다.
잠자리도 수족관 위를 날라 다닙니다. 물이 잔잔해서 숲이 그대로 수족관 위로 비칩니다.
이곳은 자연이 사람 손을 많이 타지 않아서 그런지 잠자리도 잘 안 도망가는군요.
청솔모(Squirrel)도 바로 앞까지 와서 놀다 가고...
다람쥐(Chipmunk)도 곳곳에 돌아다닙니다. 어릴 때 동네에 가끔 낚시대 끝에 올가미를 걸고 다람쥐를 낚아서 잡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불쌍한 다람쥐가 올가미에 걸려서 바둥거리는 것 보고 마음이 많이 이팠는데 이곳에서는 그냥 바로 옆에서 쉽게 보는군요. 잡힌 다람쥐는 집에서 하루종일 쳇바퀴를 돌리는 노동에 투입 되었겠죠. 뭐,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것은 제법 신기하긴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알고 보니 아프리카의 미어캣이 청솔모 다람쥐의 친척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힐링이 되는 캠핑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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